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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에세이 63

섬 ​ ​ 바다에 오롯이 떠 있는 섬처럼 사람들도 각기 육지에 떠 있는 섬이 되어 간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스스로 울타리를 높게 쌓고 누에처럼 실을 토해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고치 안에 가두어버린다. ​ 이편 저편 분열되어 서로 원수처럼 왕왕대는 사회가 싫어서. 상식과 공정과는 거리가 먼 사회가 싫어서 모든 분야에서 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싫어서. 미래의 삶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사회가 싫어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기득권자들로 득실거리는 사회가 싫어서. 욕심으로 가득 찬 포식자들이 선량한 사람을 목 조이는 사회가 싫어서.... ​ 누가 우리에게 고치를 깨고 나올 힘을 줄 수 있을까? 누가 우리에게 고립된 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배를 띄어 보내 줄..

단상, 에세이 2023.05.08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싶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돈보다는 꽃을 헤아리기를 좋아하고, 가슴에 보석을 품기보다는 자연을 가득 안기를 좋아하고, 끝이 없는 욕심으로 움켜쥐기보다는 베풀 줄 알고,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기도하고, 겉치레보다는 마음을 화장하고, 남을 흉보기보다는 이해할 줄 알고, 교만보다는 겸손함을 지니고, 누가 나를 잡아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먼저 손을 내밀고, 사랑받기보다는 주는 것을 더 행복해하고, 미워하기보다는 다가가 안아주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며, 항상 밝은 면을 바라보는 사람. 이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단상, 에세이 2023.05.07

하루하루의 삶

하루하루의 삶 맛있는 달콤한 삶 진저리 처지는 씁쓸한 삶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무미건조한 삶 삶이란 요리를 하듯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맛있고 향기로운 하루하루의 삶을 위해 좋은 레시피를 준비하고 꼭 맞는 재료를 준비하고 재료를 제때제때 하나하나를 넣어주고 간을 맞추고 꾸준히 노력해서 하루하루의 삶을 맛있고 달콤하게 살고 싶다.

단상, 에세이 2023.05.06

런던, 핼시언 갤러리(Halcyon Gallery)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 런던, 핼시언 갤러리(Halcyon Gallery)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는 뉴욕 맨해튼 5번가 만큼이나 유명한 명품 거리다. 샤넬, 루비통, 구찌, 버버리, 디올.... 입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숍들이 줄줄이다. 돈이 없어 살 수는 없지만 눈 호사를 하며 걷다 보니 미로의 작품과 앤디 워홀의 슈퍼맨이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쇼윈도 안에서 손짓하여 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로 핼시언 갤러리다. 고급 숍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도 명품 갤러리야 하며 뻐기고 서 있는 것 같다. 하기야 이런 거리에 조지 왕조 시대에 세워진 빼어난 건축물이니 그럴 ..

5월은....

김정준. 꽃과 소녀. Acrylic on canvas, 72.7 x 53.0cm, 2022 5월은.... ​ 산 그림자 짙은 인적 없는 깊은 산에 홀로 피어난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도 주인공이 되고 ​ 눈부신 햇살과 푸르름으로 한껏 배를 채우고 포만감에 꽃 문을 활짝 열어젖힌 빨간 장미도 주인공이 된다 ​ 오래전 시골 오일장 공터에 국밥 마는 인심 후한 아낙네가 장작 지펴 가마솥 가득 지어낸 하얀 쌀밥 같은 풍성함을 가지마다 무겁게 달고 있는 이팝나무 꽃도 주인공이 되고 ​ 오월의 싱그러운 바람의 손짓에 못 이겨 노란 야생화 가득한 초원으로 달려 나온 어린 사슴 같은 눈망울의 청순한 소녀도 주인공이 된다. ​ 푸르고 화려한 5월의 무대. 아낌없이 축복을 흩뿌리는 비단결 같은 햇살 조명 받으며 너도 주인공..

단상, 에세이 2023.05.01

배려하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배려하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 ​ ​ 예쁜 꽃이 활짝 핀 화분을 집 밖으로 내놓는 사람이 있다. 혼자서 즐기기 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다. 예쁜 꽃이 활짝 핀 화분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사람이 있다. 나만 감상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다. 길을 걷다가 집 현관 앞, 혹은 창밖에 내놓은 화분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지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머릿속에 거미줄처럼 복잡한 생각들, 우중충하던 기분이 연기처럼 흩어지고 밝아지며 행복해진다. ​ ​작은 배려가 주는 행복은 생각보다 크다.

단상, 에세이 2023.04.29

길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길 위에 있었을까? 살아오면서 얼마나 다양한 길을 만났을까? 인생이란 끝없이 길을 만나고 걷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엄마의 손에 매달려 장터에 갈 때, 엄마의 따스함과 편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손 놓지 않고 오래오래 걷고 싶었던 하얗게 빛나던 신작로. 산에 꼭꼭 숨은 뻐꾸기 노래에 신바람 나서 코흘리개 친구들과 바람개비 돌리며 내달리던 보리밭 길. 비 갠 후 문득 나타난 쌍무지개가 내 미래에 희망을 안겨주는 것 같아, 두 팔 벌려 가슴에 담으며 뛰어오르던 언덕길. 새벽 물안개 피어오르던 호수를 따라 한참 걷다 보면, 거짓말처럼 햇살이 쏟아지고 새파랗게 당당한 하늘과 마주한 뚝 길. 흐드러지게 만발한 야생화들이 산들바람에 간지러워 몸을 파르르 떨며 재잘거리는..

단상, 에세이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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