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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에세이 63

행복한 사람, 불행한 사람

행복한 사람, 불행한 사람 따사한 햇살이 내 손등과 얼굴을 타고 노는 창가에 앉아 텅빈 거리를 망연히 바라보거나, 묵혀두었던 책을 여유롭게 펼칠 때 행복하다. 커피향이 두텁게 달라붙어 은은한 향이 넘실대는 카페에서, 아끼듯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머무르고 싶었던 지난 기억 속의 장소로 달려가 추억 여행을 할 때 행복하다. 바람이 등을 밀어 나를 데려다 놓은 곳.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달팽이처럼 느린 속도로 낯선곳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 행복하다. 아무도 몰래 꼭꼭 숨어 꽃망울을 터뜨린 야생화를 찾아내어 새로운 보물처럼 얼굴 가까이 하고 바라볼 때 행복하다. 그러고 보면 삶의 매 순간순간이 행복하지 않은 때가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제임스 오펜하임..

단상, 에세이 2023.04.20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배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배려 “이 사람 누구죠? 이 젊은 사람이요. 꽤 멋있네요. 영화배우나 탤런트인가요? "아니요" "그럼 아는 사람이세요?” “아니요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포즈를 취하고 웃고 있는데요.” “…………….” 여행을 할 때면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진을 찍을 때면, " 나 어때요? 한번 찍어요" 하며 멋진 포즈를 만들어 주는 사람. 찾는 곳의 위치를 몰라 두리번거리면, “도와 드릴까요?”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사람. 내가 찾는 곳을 밝히면, 만만찮은 거리인데도 그 앞까지 안내해 주는 사람. 버스 정류장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당신 괜찮아요? 도와 드릴까요?” 묻는 사람. 공원이나 거리의 벤치에 앉아있으면, “여행 중이시군요 이 주위에 XX를 가 보세요. ..

단상, 에세이 2023.04.16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빌딩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런던 전경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높은 빌딩의 하늘 정원 정원을 거닐며 창밖으로 바라본 런던 시내는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다. 모뉴먼트 지하철역 가까이 펜처치가에 자리 잡고 있다. 워키토키 모양 외관의 빌딩이다. 건물 꼭대기 35, 36층에 자리 잡은 스카이 정원(37층에는 Fenchurch Restaurant이 있다)은 런던을 360도 조망할 수있는 전망대 역할도 톱톱히 한다. 산이나 언덕이 없는 곳이라 끝없이 펼쳐진 도시를 시력이 허락하는 만큼 볼 수 있다. 런던 스카이 가든(London Sky Garden) 런던 ..

단상, 에세이 2023.04.14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 ​ 영국의 남쪽 해변 휴양 도시인 브라이튼 (Brighton)에서 이스트본 (Eastbourne) 가는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세븐 시스터즈 컨트리 파크 (Seven Sisters Country Park).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목초지와 길게 뻗은 강, 크고 작은 연못. 그리고 거대한 하얀 7개의 절벽과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 뛰어난 절경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

단상, 에세이 2023.04.12

비밀의 정원

나에게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물론 내 소유는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가 소유하고 가꾸는 곳도 아니다. 비밀의 정원을 발견한 것은 7년 전이다. 지금 살고 있는 한강이 인접한 아파트로 이사를 한 이후이다. 어느 봄날, 화사한 봄볕의 유혹에 이끌려 집을 나선 나는 한강변 산책로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 전용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남녘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의 페달을 경쾌하게 밟고 있었다. 사이클복에 그대로 드러나는 탄탄한 허벅지와 종다리는 물오른 봄나무처럼 강해 보였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왈츠의 스텝처럼 경쾌했다. 역시 봄 산책은 발걸음이 가볍다. 겨우내 입고 있던 두꺼운 옷을 벗어던진 이유만은 아니다..

단상, 에세이 2023.04.10

새싹, 희망과 꿈을 노래하다

새싹, 희망과 꿈을 노래하다 아주 조그만 어린 싹을 보았다. 보슬비에도 상처가 나고, 실바람에도 날릴 것 같다. 그 여린 손으로 삶에 찌든 노인네의 억센 주름 같은 거친 땅을 어떻게 뚫고 나왔을까? 새싹은 나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을 까부른다. 그리고 속삭이듯 말한다. 긴 겨울 동안 나는 너무 고통스러웠어. 모진 바람이 땅을 얼리고, 겹겹이 쌓인 눈은 아픔의 눈물을 흘려 내 생명을 앗아가려 했어. 너무 큰 시련이었어. 차라리 죽는 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 내 주위 친구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도 했어. 하지만 난, 내 생명을 그렇게 헛되이 마감하긴 싫었어. 나에게는 희망이, 꿈이 있거든. 희망과 꿈이 있는 한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거든. 나는 바깥세상에 꼭 나가고 싶었어. ..

단상, 에세이 2023.04.06

요즘도.....

런던 거리의 공중전화 부스 런던 거리의 우체통 요즘도..... 요즘도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주 오래전엔 예쁜 그림엽서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그리운 마음을 담아 우체통에 넣곤 했었는데.... 요즘도 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주 오래전엔 외국에 나오면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번질나게 전화 부스에서 전화통과 씨름을 했었는데.... 손안에 휴대폰으로 안부를 전하고 이메일로 편지를 대신하는 지금 우리의 낭만과 우리의 가슴 설렘은 점점 멀어져 간다. 런던 거리의 공중전화 부스 런던 정경대(LSE)의 한 건물

단상, 에세이 2023.04.04

런던, 쇼디치(Shoreditch), 예술가의 힘

런던, 쇼디치의 그라피티 런던, 쇼디치의 그라피티 행색이 초라해 천대받던 비렁뱅이가 어느 날 성공하여 때 빼고 광내어 나타났다. 옥수수수염처럼 헝클어진 머리는 단정히 정리되고, 얼굴을 덮었던 지저분한 수염은 말끔히 제거되었다. 때에 절고 악취를 풍기던 넝마 같던 옷은 세련된 정장으로 교체되고 고급스러운 시계와 구두가 품격을 더 했다. 이런 일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침하고 범죄가 득실거리던 빈민가가 환골탈태하여 주목받는 명품 지역으로 변하기도 한다.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룬 런던 중심가 뱅크 지역에서 동쪽으로 걸어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쇼디치(Shoreditch)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이다. 싼 집값 때문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한 명 두..

단상, 에세이 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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