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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감상 43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 ~ 1957)의 꽃을 운반하는 사람

Diego Rivera, 꽃을 나르는 사람, 1935, 현대미술관 (MoMA),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 ~ 1957)의 꽃을 운반하는 사람 ​ ​ ​ ​ ​삶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고행인지도 모른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을 운반하는 사람을 보면 고달픈 사내의 모습이 마음까지 아프게 만든다. 얼마나 꽃의 무게가 버거우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절절맬까? 젖 먹던 힘까지 모아보지만 역부족이다. 보다 못해 아내가 다가온다. ​ 여보 내가 뒤에서 짐을 받쳐줄 테니까 힘내세요. 하나 둘 셋 하면 일어서는 거예요. 하나아~ 두울~​ 세엣! ​ ​ 오래전에 우리의 어머니들은 딸이 자라 과년에 이르면 시집가서 남편에게 취해야 할 행동들을 조근조근 들려주셨다. 부부는 항상 일심동체가 되어야 한다..

미술작품 감상 2024.09.16

윌리엄 케이 블랙록 (William Kay Blacklock,1872~1924)의 여름철

윌리엄 케이 블랙록 (William Kay Blacklock,1872~1924)의 여름 철 덥다. 더워! 요즘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얼마나 푹푹 찔까 걱정부터 앞선다. 바다에 갈까? 계곡에 갈까? 그러나 쏟아져 내리는 불덩어리를 보면 감히 떠날 엄두가 안 난다. 커다란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고 싶다. 정원에 피어있는 꽃들과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신선함과 아름다움은 독한 더위도 쉽게 잊을 텐데. 영국의 화가 윌리엄 케이 블랙록. 그의 작품들은 프랑스 시골의 모습을 즐겨 그렸던 바르비종 화파의 창시자인 밀레의 작품들을 연상케 해준다. 그의 여름 철이라는 작품을 보면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 아래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하얀 꽃을 꺾는 여인의 모습이 화사하게 표현되어 있다. ..

미술작품 감상 2024.08.17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자동판매기 식당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자동판매기 식당 한 여인이 자동판매기 식당에 앉아있다. 북적이던 손님들이 하나 둘 떠나고 실내엔 달랑 여인 혼자다. 밤이 꽤나 깊은 것 같다. 천정에 줄지어 늘어선 조명등이 졸린 눈으로 노오란 빛을 흩뿌리고 있다. 자판기에서 빼낸 커피는 온기를 잃은지 오래다. 여인은 손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릴 뿐 선뜻 입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잔에 남아있는 커피를 다 마셔버리면 기다림도 접어야 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이다. 호퍼의 그림을 볼 때면 혼자 여행하던 순간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의 카페에 밤늦도록 혼자 앉아 커피 한 잔과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흘려보냈던 많은 시간들...... 아무리 늦은 시간까지 카페에 진을 치고 있어..

미술작품 감상 2024.07.26

프레드릭 차일드 하쌈 (Frederick Childe Hassam)의 바다

프레드릭 차일드 하쌈 (Frederick Childe Hassam, 1859 ~ 1935)의 바다. 행복한 시간 나에게 행복한 시간은, 창 넓은 카페에서 한 잔의 커피와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거나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것. 바다의 흥얼 걸임에 맞춰 휘파람을 날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모래밭을 걷는 것, 열어놓은 차창으로 싱그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것. 맘에 드는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에서 작가의 마음을 읽으며 체취를 느끼는 것.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며 내 꽃 피던 젊음과 대화를 나누는 것. 읽고 싶은 책을 옆에 수북이 쌓아 놓고 책 속에 깊이 빠지는 것, ....... , 미국 출신의 화가로 프랑스 인상주의 화풍을 받아들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독특한 개성을 표현했던 프레드릭 ..

미술작품 감상 2024.04.09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의 절규

Edvard Munch, The Scream, oil on canvas, 파스텔, 크레용, 91 cm × 73.5 cm, 1893, National Gallery in Oslo, Norway. 뭉크의 대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절규'라는 작품이다. 아마도 뭉크라는 작가의 이름은 몰라도 이 그림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뭉크는 어느 날 해 질 녘에 두 친구와 강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다리를 산책하다가 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발견했다. 그는 갑자기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공포감이 온몸을 휘어 감았다. 뭉크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부릅뜨고 필사적으로 귀를 막고는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뭉크는 그 순간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태양이 지고 있었고 나는 멜랑콜리(우울)한 ..

미술작품 감상 2024.03.03

화니 브레이트(Fanny Brate, 1862-1940)의 숨바꼭질

Fanny Brate, 숨바꼭질, Water Color, 화니 브레이트(Fanny Brate, 1862-1940)의 숨바꼭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귀여운 소녀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술래는 아직도 아기 티를 벗어내지 못했다. 아가 술래는 금방이라도 숨은 언니를 찾아낼 것 같은 자신감에 차있다. ​ 어렸을 때 숨바꼭질 놀이는 신나는 놀이 중에 하나였다. 숨고 찾아내는 것이 왜 그렇게 모험같이 짜릿한 희열이었는지...... ​숨바꼭질 놀이는 할수록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겼다. 술래가 찾지 못하도록 가을이면 추수한 볏짚 단 깊숙이 숨어들기도 했고, 봄이면 보리밭고랑에 몸을 숨기기도 했다. 언젠가는 술래를 골탕 먹일 요량으로 다락방에 숨어들어 진탕 낮잠을 자기도 했다. ..

미술작품 감상 2024.02.25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황혼 속의 철길

Edward Hopper, 철길의 석양, Oil on canvas, 74.5×122.2cm, 1929, Whitney Museum (New York)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황혼 속의 철길 무슨 색을 좋아하세요? 무슨 색을 좋아하세요?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저는 모든 색을 다 좋아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요. 이렇게 대답한다. 한지만 나에게도 특별히 좋아하는 색이 있다. 해가 고단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자리로 들면서 서쪽하늘에 남겨놓은 노을 색과, 한낮 청청함을 자랑하던 하늘이 서서히 번지는 어둠에 묻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조금은 어두운색에 잠식된 가라앉은 파란색, 이 색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움, 그 황홀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미술작품 감상 2024.02.20

프란츠 폰 디프레거의 편지

Franz Von Defregger, The Letter , 38.1cm x 27.31cm, 1884 프란츠 폰 디프레거(Franz Von Defregger, 1835 ~ 1921)의 편지 ​ 편지를 썼던 게 언제였나?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군대 생활할 때 부모님 전 상서로 시작하는 편지는 자주 썼던 기억이 생생하고, 90년대 초 중반 해외여행의 재미에 푹 빠졌을 때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에 발을 들여놓으면 현지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조형물 혹은 자연경관으로 만들어진 그림엽서를 사서 친구와 지인들에게 간단한 사연을 적어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편지라기보다는 다분히 해외여행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 그 후로 편지를 쓴 적이 있었나? ...........​ ​기억을 더듬어도 떠오르지가 않..

미술작품 감상 2024.02.13

안토니오 만치니 (Antonio Mancini), 독서하는 아이

Antonio Mancini, 책 읽는 아이, Bimbo Che Legge, 1995 안토니오 만치니 (Antonio Mancini, 1852 ~ 1930) 독서하는 아이 ​ ​ ​ ​ ​​햇빛이 하얗게 부서지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이(소녀)가 있다. 다소곳이 내리깔은 두 눈, 앵두처럼 빨간 입술이 약간 벌어진 것을 보면 책 속에 깊이 빠져 무아지경 상태이다. ​ ​​초등 학교 때, 새 학년이 되면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취미를 물었다. 많은 학생들이 독서라고 했다. ​ 중. 고등학교 때도 새 학년이 되면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많은 학생들이 독서라고 했다. ​ ​ 나 역시도 독서를 좋아했다.​ 학교에 갈 때는 위인전이나 명작 소설을 가방 속에 챙겼고, 휴식시간에도..

미술작품 감상 2024.01.15

실베스테로 레가의 ​뜨개질하는 여인​

Silvestro Lega, Donna Del Gabbro Che Lavvora La Calza, oil on canvas ​ 실베스테로 레가 (Silvestro Lega, 1826 `~ 1895)의 뜨개질하는 여인​ ​ ​ ​ ​ ​내 어린 시절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면 어머니는 다양한 색깔의 털실을 준비하여 벙어리장갑. 털 모자. 목도리, 스웨터를 만들어 주셨다. 한 코 한 코 ​ 어머니의 정성이 녹아있고 어머니의 냄새가 밴 그것들은 얼마나 따스하고 아늑했던지..... ​ 그래서일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뜨개질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때의 따스한 기억들이 몸을 감싼다. ​ ​ 시적 정감이 흐르는 풍속화와 초상화를 즐겨 그렸고. 평화스럽고 따뜻한 삶의 순간들을 온화한 색채와 광선의 어..

미술작품 감상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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