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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에세이 63

산에서의 조용한 휴식?

산에서의 조용한 휴식? 자연과 벗 삼아 조용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산이다.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호젓이 산길을 걷고, 저무는 산사에서 풍경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흐르는 물에 마음의 때를 씻어 흘려보내고, 널찍한 바위에 누워 나뭇 사이로 보이는 하늘에 흐르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 내 마음도 그리운 이에게로 향하고..... 하지만 생각일 뿐 산에서 조용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옛말이 되었다. 산이란 산은 온통 울긋불긋 아웃도어 차림의 사람들로 뒤덮여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 좀 이름있는 산은 거짓말 조금 보태어 시장 바닥을 방불케 한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등산객이나 여행객이 별로 없었다. 여름방학이 되면 산을 ..

단상, 에세이 2024.08.29

호주, 시드니 근교의 어느 산에서

호주, 시드니 근교의 어느 산에서 시드니 근교의 한 산을 찾았다. 그리 높지 않은 산 이었는데, 상상을 초월한 거대한 나무들이 온통 산을 덮고 있었다.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들로 차양을 만들어 세운 듯, 하늘 한 점 보이지 않았고, 대낮인데도 동굴처럼 어두웠다. 땅 바닥에는 수명을 다하고 쓰러진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었다. 어떤 것들은 죽은지 얼마 안 되어 형체와 단단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어떤 것들은 오랜 시간을 두고 썩어 형체를 잃어버린 것들도 있었다. 축축한 습기, 곰팡이 냄새, 음산함…… 묘한 분위기다. 태고의 신비와 분위기가 그대로 간직 된 곳 이라고나 해야 할까? 탐험가처럼 열심히 이곳 저곳을 관찰하던 나는, 신기한 식물을 발견했다. 어느 나무를 보니 본연의 줄기와 잎사귀와는 다른..

단상, 에세이 2024.08.02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 (Whitechapel Gallery)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 (Whitechapel Gallery)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 (Whitechapel Gallery) 갤러리는 대부분 부유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예술이란 경제력이나 지적 수준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예술이란 사치이고 그림의 떡 같은 것이니까.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이런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어 놓은 곳이다. 계급적으로 소외되고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1901년에 문을 연 이 갤러리가 위치한 곳은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으로 특히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도 거리를 오가는 회교도 차림의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는 데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100년도 훨씬 넘은 까마득..

여행의 즐거움. - 어느 작은 조각공원에서 -

여행의 즐거움 - 어느 작은 조각공원에서 - 가는 봄이 아쉬워 훌쩍 떠난 여행. 가는 곳마다 녹색의 향연을 펼친다. 이 무르익는 봄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하얀 화면 위에 녹색으로 가득 채우면 될 것 같다. 전라북도 고창 전봉준 생가를 찾았다가 그 옆에서 예기치 않은 아담한 조각공원을 발견했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풋풋한 대화들을 나누느라 귀에 쟁쟁하다. 작가의 이름도 모르고 작가의 연령도 모르고 작품 활동에 대해서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열정과 자연과 하나 되고 싶은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듯 여행은 의외의 곳에서 생각지 못 했던 즐거움을 가득 안기도 한다.

단상, 에세이 2024.06.26

소원, 소원, 소원....

소원, 소원, 소원.... 사람들은 어느 형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원을 비는 것을 좋아한다. 체코 프라하 카를 교 한 동상 앞에선 행운을 가져다주길 간절히 빌고 체코 프라하 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잘생긴 젊은 남성 동상에서도 소원을 비는 사람을 만났다. 이 여인이 비는 소원은 무엇일까? 아마도 멋진 애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비는 거겠지.

단상, 에세이 2024.06.19

욕 ​ ​ 얼마 전, 한 고등학교 동창이 전화를 걸어왔다. 인사를 나눈 후 동창생들의 근황을 이야기하던 중, 극우세력을 옹호하고 집회에도 참여하는 한 동창생의 소식에, 아니 그 새끼는 왜 그렇게 사냐!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전화를 건 친구는 놀랜 목소리로 야 너도 욕하냐? 너 욕 안 하잖아 하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욕을 했던 기억이 없다. 물론 교직 생활을 할 때 지독하게 말썽을 피우던 학생에게 욕을 했을 수도 있었지만, 일반 사회생활에서는 욕을 금기시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욕설이 튀어나온다. ​ 몇 주 전 제과점에서 옆 좌석에서 빵을 먹으며 대화하는 중3 혹은 고1쯤 돼 보이는 남학생의 대화를 들으면서 혼비백산했다. 담..

단상, 에세이 2024.06.12

길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길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전과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전공을 바꾸어 입학시험에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장 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좁은 문을 뚫고 어렵게 취업한 직장을 채 1년이 안되어 사표를 던지기도 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기대에 부풀어 가파른 산도 쉽게 뛰어넘을 것처럼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면 곳곳에서 어려운 일에 부딪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깨달으며 흥미를 잃는다. 직장에 가는 것이 소가 도살장 끌려가는 것보다 더 싫어지고, 일터는 점점 더 견디기 어려운 지옥으로 변한다. 이러한 일을 겪는 사람들..

단상, 에세이 2024.06.04

길을 걸으며

​ 길을 걸으며 세계 최대 부국이며 막강한 힘을 가진 미국이지만,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면서 극빈층으로 전락되어 살기가 힘들어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한술 더 떠 거리로 내몰린 홈리스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정신질환 환자들,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 알코올중독자,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들이 저지르는 만행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인도를 걷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안면을 가격하거나 발길로 걷어차 부상을 당하게 하고, 들고 있던 물건을 내던져 상처를 입게 만들기도 한다. 이유 없이 심한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프렛 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을 등 뒤에서 떠밀어 목숨을 잃게 하는 일도 발생했다. ​ 반복되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서로에 대..

단상, 에세이 2024.05.28

양, 양, 양......., 대관령 양 떼 목장에서

양, 양, 양....... 대관령 양 떼 목장에서 양이 크면 아름답다(美) 지? 美의 어원이 양양 자에 큰대자가 합쳐진 거니까. 두루뭉술 모나지 않은 모습이 예쁘고 경솔하지 않은 느긋한 행동이 예쁘고. 남을 공격하지 않는 선한 모습이 예쁘고. 무리 지어 있는 정겨운 모습이 예쁘고.... 뜨거운 날 불평 없이 초원에 만족하는 모습이 예쁘고

단상, 에세이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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