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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에세이 63

나를 위한 위로의 시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 카페에서 런던, 코번트 가든(Covent Garden) 색이 고운 칵테일, 입안에서 달달함이 일렁인다. 끝없이 너른 하늘엔 양들이 분주히 노닐고 부감으로 보이는 코번트 가든(Covent Garden)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의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저만치 어디선가 꽃바구니를 들고 꽃을 팔고 있을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라고 했었지(?) 그래, 나는 물질적인 재산은 없지만 나를 위한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음속 여유로움은 가득해.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 카페에서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단상, 에세이 2023.03.31

어머니, 꽃, 그리고 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야트막한 산 중턱에 어머니께서 살고 계신다. 아주 조그만 집이다. 너무 좁아 답답함을 느끼실 공간이다. 벌써 그곳에서 혼자 사시는지가 10년이 넘으셨다. 어머니를 찾아가는 길가엔 갖가지 꽃들이 피고 진다. 이른 봄 할미꽃이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피어나기 시작하면, 곧이어 진달래꽃이 겨우내 얼었던 땅을 녹이기라도 하려는 듯 불길처럼 타오른다. 장마가 물러나면 원추리 꽃이 노랗게 온통 산을 물들이고, 가을이면 해국, 구절초, 용담, 쑥부쟁이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오솔길을 따라 어머니 집을 찾아갈 때면, 나는 계절에 따라 피어난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허리를 숙이든지 아니면 쪼그리고 앉아서 하염없이 바라본다. ‘넌 누굴 보라고 호젓한 곳에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있느냐? 색깔이..

단상, 에세이 2023.03.29

어느 행복한 하루

어느 토요일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볍고 상쾌함을 느꼈다. 일어나기 직전에 꾸었던 꿈 때문이었다. 분명히 나는 청와대 안에 있었다. 무슨 연유로 가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TV에서 본 적이 있는 한 회의실이었다. 벽에 걸린 젊은 여류작가의 화려한 추상 작품이 그걸 증명해 주고 있었다. 드디어 전직 대통령이 들어섰고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나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그는 나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어깨를 몇 번 다독여 주기까지 했다. 언젠가 로또 1등 당첨된 사람이 대통령과 악수하는 꿈을 꾸고 행운을 잡은 거라 했었다. 그 후로 나도 그런 꿈을 간절히 바라 왔는데 드디어 성사된 것이다. 덤으로 포옹까지 하고 등까지 다독여 주었으니 나에겐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줄게 확실했다. 복..

단상, 에세이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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