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단상 49

우리는.......

김정준, 너와 함께라면, 90.9 X 60.6cm, acrylic on canvas, 2018 살다 보면 언제나 입에 웃음만 달고 살 수 있는 건 아니지. 힘들고 외로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꺼이꺼이 울 때도 있지. 살다보면 언제나 머리 위에 태양이 내려앉는 것만은 아니지. 짙은 어둠이 짓눌러 한 치 앞 볼 수 없는 불안 속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도 하지. 하지만, 내 곁에 네가 있고, 네 곁에 내가 있어 우리 함께라면, 우린 언제나 두 손 잡고 한 방향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않을까?

단상, 에세이 2023.06.04

스쳐 지나가는 것들

스쳐 지나가는 것들 스쳐 지나간 시간들 스쳐 지나간 풍경들 스쳐 지나간 거리 스쳐 지나간 건물 스쳐 지나간 사람들 꽃이 피어나는 속도로 서두르지 않고 여유로움을 가져서일까 전에는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관심 밖이었는데 지금은 추억을 간직한 한 장 한 장의 사진처럼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세상에 하찮거나 사소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길에 뒹구는 돌멩이 하나 길섶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작은 꽃 하나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 마을 어귀에 서 있는 고목 산 허리를 감싼 안개 낮에 나온 초승달 .........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던 선조들의 말은 스쳐 지나가는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단상, 에세이 2023.05.31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1849 ~ 1917)의 나의 달콤한 장미

John William Waterhouse, 나의 달콤한 장미, 1908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1849 ~ 1917)의 나의 달콤한 장미 장미가 여인이 되고, 여인이 장미가 되고........ ​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성장한 19세기 영국의 사실주의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작품에는 꽃과 여인을 그린 그림이 유난히 많다. ​ 장미의 혼이란 작품을 보면 장미가 여인이 되고 여인이 장미가 되고..... 아니 여인의 따사한 장밋빛 피부와 얼굴 표정, 몸의 고운 선은 장미보다도 아름답다. ​ ​ ​그의 작품에선 향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장미의 향기가..... 여인의 향기가...... ​ ​ 장미 향기에 취한 여인은 마치 사랑에 빠진 듯 황홀해..

미술작품 감상 2023.05.23

런던,카나리 워프(Canary Wharf)

런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런던 템스 강 동쪽에 둥지를 튼 신도시 카나리 워프. 물 위의 도시 같은 현대판 베니스 카나리 워프. 초고층 건물들이 하늘을 찌르며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금융의 중심지 카나리 워프. 영국 금융 감독청(Financial Services Authority) ,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바클레이즈 캐피털(Barclays Capital), 에치 에스비 시(HSBC), 모건 스탠리(Morgan Stanly), 시티 뱅크(Citi Bank),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 세계적인 금융기관이 있고 로이터(Reuters) 언론사가 있고 클리포드 찬스(Clifford Chance) 영국의 대형 로펌도 있는 카나리 워프. ..

가 볼 만한 곳 2023.05.21

런던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s Park), 그리고 오리 섬 코티지(Duck Island Cottage)

런던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s Park), 그리고 오리 섬 코티지(Duck Island Cottage) 아주 오래전 왕실 전용 사냥터이고 승마장이었던 세인트 제임스 파크 (St. James’s Park) 런던 왕립 공원, 오늘은 내가 왕이 되어 거들먹거리며 걸어보고. 휴대용 의자에 눕듯이 몸을 맡기고 호수 위를 노니는 오리, 백조, 거위 펠리컨과 함께 내 마음은 그들과 함께 유영을 하고 호수 가장자리 동화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앙증맞고 아름다운 집. 1841년 공원의 오리와 거위를 돌보기 위해 런던의 조류 학회에 의해 지어진 오리 섬 코티지 (Duck Island Cottage). 아름다운 자연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다운 집을 짓나 보다. 텃밭엔 감자 심고 콩도 심..

가 볼 만한 곳 2023.05.19

아무것도 없는 길(?)

아무것도 없는 길(?) 나는 한적한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들길도 좋고, 산길도 좋고, 오솔길도 좋고, 숲길도 좋고, 호숫가 길이어도 좋고, 바닷가 길이어도 좋다. 혼자 호젓한 길을 걷다 보면 가끔은 그 지역 주민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오지랖 넓은 사람들은 친절하게도 내 앞을 가로막으며 “길을 잃으셨나 보군요. 이 길로 가면 아무것도 없어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 언덕을 넘었을 때 문득 나타나는 호수, 길모퉁이를 돌아서면 펼쳐지는 들판, 멀리 가까이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 길에 뒹구는 돌멩이, 이름 모를 야생 화, 당당하게 자리를 버티고 있는 나무들..... 볼 것이 이리 많은데 사람들은 왜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까? 왜 사람들은 인위적으..

단상, 에세이 2023.05.12

욕 얼마 전, 한 고등학교 동창이 전화를 걸어왔다. 인사를 나눈 후 동창생들의 근황을 이야기하던 중, 극우세력을 옹호하고 집회에도 참여하는 한 동창생의 소식에, 아니 그 새끼는 왜 그렇게 사냐!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전화를 건 친구는 놀랜 목소리로 야 너도 욕하냐? 너 욕 안 하잖아 하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욕을 했던 기억이 없다. 물론 교직 생활을 할 때 지독하게 말썽을 피우던 학생에게 욕을 했을 수도 있었지만, 일반 사회생활에서는 욕을 금기시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욕설이 튀어나온다. 몇 주 전 제과점에서 옆 좌석에서 빵을 먹으며 대화하는 중3 혹은 고1쯤 돼 보이는 남학생의 대화를 들으면서 혼비백산했다. 담임과 교과 ..

단상, 에세이 2023.05.10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 - 1926), 정원에 있는 화가의 가족 (The Artist's Family in the Garden)

Claude Monet, The Artist's Family in the Garden, oil on canvas ​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 - 1926) 정원에 있는 화가의 가족 (The Artist's Family in the Garden) ​ ​ ​ ​ 여름이 오면 젊어선 당연히 피서는 바다를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서 바다보다는 산을 선호하게 되었다. 더 나이가 들면서 바다나 산보다는 집에 있는 것이 더 좋다. 클로드 모네의 정원이 있는 화가의 가족을 보면 울창한 나무숲과 너른 잔디밭 잘 조성된 꽃밭에 무더기로 피어있는 다양한 꽃들이 지상의 낙원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산다면 찜통더위도​ 잊고 살련만. ​

미술작품 감상 2023.05.09

섬 ​ ​ 바다에 오롯이 떠 있는 섬처럼 사람들도 각기 육지에 떠 있는 섬이 되어 간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스스로 울타리를 높게 쌓고 누에처럼 실을 토해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고치 안에 가두어버린다. ​ 이편 저편 분열되어 서로 원수처럼 왕왕대는 사회가 싫어서. 상식과 공정과는 거리가 먼 사회가 싫어서 모든 분야에서 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싫어서. 미래의 삶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사회가 싫어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기득권자들로 득실거리는 사회가 싫어서. 욕심으로 가득 찬 포식자들이 선량한 사람을 목 조이는 사회가 싫어서.... ​ 누가 우리에게 고치를 깨고 나올 힘을 줄 수 있을까? 누가 우리에게 고립된 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배를 띄어 보내 줄..

단상, 에세이 2023.05.0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