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 만한 곳

튀르키에, 카파도키아의 카이막흐르에서 ​

두래박 2023. 10.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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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에 카파도키아의 카이막흐르에서 



​초등 학교 때 개미집의 구조를 배운 적이 있다.
개미 한 마리가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좁은 입구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넓은 방들이 여럿 있었다.
마치 줄기에 매달린 감자나 고구마가 땅속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 같은 형상이었다.

​기독교인들이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만든 지하 도시인 튀르키에 카파도키아의 카이막흐르를 둘러보는 동안 나는 줄곧 개미집을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 한 명이 허리를 굽히고 겨우 들어갈 만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또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넓은 공간이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느 통로는 높이가 너무 낮아 머리를 숙여야 했고 어느 곳에서는 앉은 걸음으로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걸어 통과해야만 했다.
​손전등으로 화살표를 확인하며 걷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복잡한 미로의 구조라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일 것 같았다.

지하 도시는  8층 정도의 높이에 거대하게 만들어져 2-3만 명이 함께 거주했었다 한다.
침실과 거실, 공동 취사장, 와인창고 등 대규모 공동생활 흔적을 볼 수 있으며 회랑 한쪽 구석에서는 교회나 묘지의 흔적도 있고, 아이들을 교육하던 장소와 집단의 규율을 다스리기 위해 감옥과 같은 시설뿐만 아니라 배신자를 처단하기 위한 처형장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한다. ​

햇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동굴에서 숨도 자유롭게 쉬지 못하고 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최악의 조건 속에서 최소한의 음식만으로 생명을 연명하며 살았던 당시 기독교인들.
영양상태가 극도로 나쁜 데다가 온갖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았던 그들의 신앙심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너무나 쾌적한 환경(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
카이막흐르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과연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동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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