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미술관
노르웨이 오슬로에 간다거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면 반드시 방문해야 될 가까운 친척 집처럼 들리는 곳이 있다.
뭉크 미술관과 고흐 미술관이다.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 가도 그들의 작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태어나고 성장하고 작품 활동을 한 그들의 나라에서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료와 사용하던 물건들을 보며 진한 체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도시 보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많은 프라하지만, 나는 이 나라 출생으로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알폰스 무하 (1860-1939)작품들만 소장되어 있는 미술관을 우선순위로 정하는 것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무하 미술관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바로 앞에 도착해서도 그냥 지나쳐 버릴뻔했을 정도니까.
한 개 층으로 된 교실 3개 정도의 아담한 전시장에는 장식 패널, 파리의 포스터, 장식 미술 기록들(Documents decoratifs), 체코의 포스터, 회화, 소묘와 파스텔화, 아틀리에, 사진 섹션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맨 끝에 위치한 작은방에서는 무하의 작품 활동에 관한 내용들을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었다.
미술관에는 그의 많은 사진들과 사용했던 책상, 안락의자, 이젤이 전시되어 있다.
이젤에 놓인 캔버스는 여인과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유화 작품인데, 마치 그가 그림을 그리다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잠시 자리를 비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알폰스 무하는 자연물, 특히 꽃이나 식물 덩굴에서 따온 일정한 패턴을 반복적으로 사용 장식적인 도안을 이용하는 아르누보(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성행했던 유럽의 예술 사조. 아카데미 예술의 반작용으로 탄생)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파스텔 풍의 은은한 색조와 가늘고 여린 선들로 그려진 그의 작품들을 보면 아름답고 신비로워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작품 속의 여인들은 한결같이 하늘나라에서나 살 것 같은 여신들 모습이다.
무하 미술관에는 대부분 포스터나 연작들, 즉 상업미술 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가 프랑스와 뉴욕생활을 접고 체코에 돌아온 후 말년에 순수회화로 제작했다는
슬라브 서사시를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알폰스 무하
국민들이 그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프라하 성 내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고, 체코 지폐를 도안하였으며 오랫동안의 해외 생활을 끝내고 191 0년 체코로 영구 귀국한 후 조국을 위한 작품을 많이 남긴 영향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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