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에세이

뉴욕의 지하철 역에서 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

두래박 2023. 7.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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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지하철 역에서 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



유니언 스퀘어에 가기 위하여 맨해튼 남쪽에 위치한  Bowling Green 역에서 4.5번 지하철을 기다릴 때 였다.
오후 1시쯤이었기 때문에 역에는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무료한 표정으로 서 있거나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나는 플랫폼의 중간쯤으로 가서 걸음을 멈추고 타임스케줄을 알리는 전광판을 올려다 보았다.
8분 후에 4번이 도착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역 안은 열기와 야릇한 냄새로  온몸을 불쾌하게 매달린다.

피곤할 텐데 어떡하죠. 자리가 없어서....
..........​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머리를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플랫폼에 마련된 딱딱한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50대의 흑인 여인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위에 나 이외는 서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분명 나한테 한 말 같았다.
피곤할 텐데 어떡하죠.  자리가 없어서....
그녀는 내가 듣지 못한 줄 알았는지 다시 한번 반복했다.

아 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경 써주셔서.....
나는 미소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잠시 후면 도착하는 지하철을 타고 훌쩍 떠나가 버릴 낯선 사람에게까지 관심을 가져주는 따뜻한 배려심,
많은 나라 숱한 도시의 역에서 기차나 지하철을 기다려본 적이 있었지만 이런 따뜻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누욕엔 참 정이 많은 사람도 다 있구나.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면서도 그 여인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간단한 말 한마디가 이토록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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