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stro Lega, Donna Del Gabbro Che Lavvora La Calza, oil on canvas
실베스테로 레가 (Silvestro Lega, 1826 `~ 1895)의
뜨개질하는 여인
내 어린 시절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면
어머니는
다양한 색깔의 털실을 준비하여
벙어리장갑. 털 모자. 목도리, 스웨터를 만들어 주셨다.
한 코 한 코
어머니의 정성이 녹아있고
어머니의 냄새가 밴 그것들은
얼마나 따스하고
아늑했던지.....
그래서일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뜨개질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때의 따스한 기억들이 몸을 감싼다.
시적 정감이 흐르는 풍속화와 초상화를 즐겨 그렸고.
평화스럽고 따뜻한 삶의 순간들을
온화한 색채와 광선의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작품을 남긴
이탈리아의 화가 실베스테로 레가,
그가 그려낸
Donna Del Gabbro Che Lavvora La Calza란 작품을 보면
뜨개질하는 한 연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냈다.
여인이 뜨개질하는 방은
뚝 떨어진 기온이 한기로 가득 채웠다.
난방 시설도 되어있지 않고 난방 기구도 없다.
이 옷 저 옷 보이는 대로 끼어입어 몸의 선이 사라지고 두리뭉실 해졌다.
두터운 머플러를 머리에 무겁게 두르고 있지만
좀처럼 한기는 몰아낼 수가 없다.
따스한 한줄기 햇살이 창을 넘어 들어온다.
여인은 햇살이 머무는 창가 가까이 의자를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뜨개질을 한다.
지금은 보온성과 기능성을 살린 옷, 모자, 장갑, 목도리가 흘러넘친다.
아무리 소재가 훌륭하고 비싼 것이어도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주진 못한다.
마음이 따뜻한 옷
그건 사랑하는 사람이 뜨개질로 만들어 준 것들이 아닐까?
Silvestro Lega의 모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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