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 만한 곳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앙카라 가는 고속도로에서 ​

두래박 2023. 10.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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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앙카라 가는 고속도로에서 

​​삶에 지친 젊은이에게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이다.
범퍼와 범퍼가 닿을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빵과 음료수를 팔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도 명절 때나 휴가철에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사람 사는 것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소년티가 채 가시지 않은 젊은이가 눈에 들어온다.
​조각 상처럼 경직된 자세로 서 있다.
​빵 막대기가 끝 부분까지 가득한 것으로 보아 아직 개시도 못한 것 같다..
차창을 열고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조차 없다.
젊은이의 얼굴이 어둡다.
두 눈이 슬퍼 보인다.
세상을 다 짊어진 듯​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

차는 젊은이를 뒤에 두고 점점 멀어지고 있지만
그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의 눈과 어깨가
​마음을 아프게 후벼 판다.

​잿빛 구름이 무겁게 드리운 하늘일지라도
​그 위엔
여전히 파란 하늘과 빛나는 태양이 있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배를 삼킬 듯이 으르렁거리며
산더미처럼 거칠게 일렁이는 파도도
시간이 지나면 거울처럼 잔잔해진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

모진 비바람에
쓰러지고 꺾인
어린싹들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
안간힘으로 버티고 이겨낸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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