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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앙카라 가는 고속도로에서
삶에 지친 젊은이에게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이다.
범퍼와 범퍼가 닿을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빵과 음료수를 팔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도 명절 때나 휴가철에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사람 사는 것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소년티가 채 가시지 않은 젊은이가 눈에 들어온다.
조각 상처럼 경직된 자세로 서 있다.
빵 막대기가 끝 부분까지 가득한 것으로 보아 아직 개시도 못한 것 같다..
차창을 열고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조차 없다.
젊은이의 얼굴이 어둡다.
두 눈이 슬퍼 보인다.
세상을 다 짊어진 듯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
차는 젊은이를 뒤에 두고 점점 멀어지고 있지만
그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의 눈과 어깨가
마음을 아프게 후벼 판다.
잿빛 구름이 무겁게 드리운 하늘일지라도
그 위엔
여전히 파란 하늘과 빛나는 태양이 있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배를 삼킬 듯이 으르렁거리며
산더미처럼 거칠게 일렁이는 파도도
시간이 지나면 거울처럼 잔잔해진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모진 비바람에
쓰러지고 꺾인
어린싹들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안간힘으로 버티고 이겨낸다는 것을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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