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에세이

산에서의 조용한 휴식?

두래박 2024. 8. 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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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의 조용한 휴식?







자연과 벗 삼아 조용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산이다.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호젓이 산길을 걷고, 저무는 산사에서 풍경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흐르는 물에 마음의 때를 씻어 흘려보내고, 널찍한 바위에 누워 나뭇 사이로 보이는 하늘에 흐르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 내 마음도 그리운 이에게로 향하고.....

하지만 생각일 뿐 산에서 조용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옛말이 되었다.
산이란 산은 온통 울긋불긋 아웃도어 차림의 사람들로 뒤덮여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 좀 이름있는 산은 거짓말 조금 보태어 시장 바닥을 방불케 한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등산객이나 여행객이 별로 없었다.
여름방학이 되면 산을 순례하는 것이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웬만한 산에선 하루 종일 헤집고 다녀도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
이름있는 산에서도 주 중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는 산을 찾을 때 단 한 사람과 동행했었다.
인원이 많다 보면 자연스레 시끄러워지고 자연에 묻히기보다는 사람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친구와 나는 서로 그림자가 되어 산행을 즐겼다. 산속을 헤매다 땀으로 흥건해지면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계곡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몸이 차가워지면 바위 위에 벌러덩 누워 햇빛에 몸을 덥히고.....
그야말로 남의 눈치 안 보고 자연과 함게 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무인도를 찾아가야 자연과 함께 하는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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