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감상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자동판매기 식당

두래박 2023. 4.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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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HopperAutomat (자동 판매기 식당, 밤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oil on canvas, 1927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자동판매기 식당

 

한 여인이 자동판매기 식당에 앉아있다.

북적이던 손님들이 하나 둘 떠나고 실내엔 달랑 여인 혼자다.

밤이 꽤나 깊은 것 같다.

천정에 줄지어 늘어선 조명등이 졸린 눈으로

노오란 빛을 흩뿌리고 있다.

자판기에서 

빼낸 커피는 온기를 잃은지 오래다.

여인은​

손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릴 뿐

선뜻 입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

잔에 남아있는 커피를 다 마셔버리면 

기다림도 접어야 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이다. 

호퍼의 그림을 볼 때면

혼자 여행하던 순간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의 카페에 밤늦도록 혼자 앉아 

커피 한 잔과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흘려보냈던 많은 시간들......

 

아무리 늦은 시간까지

카페에 진을 치고 있어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제로(0)

라는 사실에 

갑자기 안개처럼 나를 감싸던 

외로움과 

고독감.

 

하지만

호퍼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저 여인에게는 예외였으면 좋겠다.

 

어느 한쪽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이

저벅저벅 걸어와 

그녀의 앞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해피엔딩의 긴 여운을 주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Edward Hopper,  자화상, 1925-30. 캔버스에 유채, 64.5 x 51.8cm, 휘트니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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