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감상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8 ~ 1944)의 아픈 아이​

두래박 2023. 9.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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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vard Munch, 아픈 아이(The sick child), 118.7 x121cm, oil on canvas, 1892

 

 

 

 

 

Edvard Munch, 아픈 아이(The sick child), oil on canvas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8  ~ 1944)의
아픈 아이



침대에 아픈 소녀가 누워있다.
너무나 아파 움직일 기력조차 없다.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햇빛을 보지 못해 얼굴과 손은 흰 종이처럼 창백하다.
조금 열린 창문으로 바람 한 점이 날아와 소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소녀는 힘겹게 창밖으로 시선을 준다.
계절이 바뀌고 바뀌어 창밖은 푸름으로 가득 차 있다.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나무도 있다.
소녀는 아프기 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꽃길을 걷던 생각에
잠시 행복해져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본다. ​

소녀의 어머니는 석고상처럼 핏기 없는 소녀의 얼굴을 차마 볼 수가 없다.
소녀의 얼굴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소녀의 얼굴을 보면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야윈 소녀의 팔 위에 어머니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제발 우리 아이가 병을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나게 해 달라고......
제발 우리 아이를 대신해 자신이 아프게 해 달라고....... ​
아이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꿀 수 있다고....... ​

​뭉크는 아버지(의사)가 왕진 가는 곳을 따라갔다가  아픈 소녀를 보고 15세에 세상을 떠난 누나 소피에를 그리워하며 이 그림을 그렸다 한다.
따라서 누나의 모습이 이 그림 속에 ​그대로 반영되었으리라.
뭉크가 다섯 살 때 어머니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으므로 ​병든 아이의 옆을 지키는 여인은 뭉크의 이모 카렌이 모델일 것이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며,
영화나 연극을 보며
​곧잘 눈물을 흘리곤 했지만,
미술 작품을 보면서는 그런 경험이 전무했었다.
​그러나 뭉크의 아픈 아이를 보면서는 예외였다.
금방이라도 조용히 두 눈을 감을 것 같은 ​아이와
아이의 옆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여인의 모습은
한동안 마음을 아리게 했다.

 

 

 

 

Edvard Munch, 자화상

 

 

 

 

 

 

Edvard Munch,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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