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슨 페리 (Grayson Perry)
그레이슨 페리,
2003년 터너상을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지금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터너상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예술성을 가진 젊은 작가들에게 수여하는데 명예를 안겨주고 신분을 수직 상승시켜주는 그야말로 로또 1등과도 같은 상이다.
그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작품은 도자기에
소아성애, 아동학대, 성폭력, 현대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을 주제로 한 그림이나 사진을 이용한 그저 평범한 도자기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면 섬뜩한 그림과 욕설로 가득 채운 작품이었다.
오죽했으면 터너상 기념 전시회에서 테이트 브리튼 측은 16세 이하 어린이들은 관람을 삼가 달라는 안내문을 현관에 내 걸었고, 전통을 중시하는 순수 예술가들은 쓰레기 같은 작가에게 상을 주었다며 철회하라고 미술관 앞에서 거세게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1960년 영국 첼름스퍼드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없는 가난한 환경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여자 옷을 입고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이러한 특이한 성향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수상식장이나 행사장, 심지어는 여왕으로부터 예술가 훈장을 받을 때도 화려하게 디자인 된 여성 옷을 입고 나타났다.
작품의 성격으로 보나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취향을 보며 성도착증 환자 변태 성욕자라는 말이 그의 이름 앞에 따르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물론 도자기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평면적인 회화, 사진, 잡다한 소재를 이용한 조각, 자전거에 그림을 입힌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다양한 작품 세계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스케일이 크고 손이 많이가는 그래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품을 하면서도 조수를 두지 않는다.
작품 한 점을 잉태시키기 위해 그는 얼마나 숙고하는지 그의 작업 노트에 빽빽이 채운 밑그림과 글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명성과 부를 얻으면 공장에서 작품을 찍어내듯 수십 명의 조수들에게 도움을 받는 예술가들이 많다.
대작을 시키기도 하고 마지막 단계에 손질이나 하는 예술가들이 우리나라에도 상당수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은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고, 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가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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