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버러우 마켓 (Borough Market)에서의 맛있는 식사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빵, 치즈, 소시지, 베이컨, 햄, 향신료, 오일, 버터, 와인, 잼. 예쁘게 채색한 것 같은 과일과 채소, 고기류와 생선, 여러 나라 음식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들. 버러우 마켓의 풍경이다.
버러우 마켓은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열린다. 요일에 따라 오전 8-12 시에 문을 열어 오후 4-6시에 닫는다. 지하철 쥬빌리(Jubilee) 라인이나 노던(Northern) 라인을 타고 런던 브리지(london Bridge) 역에서 내리면 지척이다. 1014년부터 장이 열렸다고 하니 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많은 런던 시민들이 모여들어 산지에서 직송해 온 신선한 채소와 과일 음식을 사느라 북적인다. 호객하고 흥정하고 담소를 나누느라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런 광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힘이 솟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둥지를 찾아 드는 새처럼 여행자들이 한 두 명씩 날아들어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해진다. 그들은 일반 음식점에서 파는 것과는 다른, 조금은 소박하고 투박스러운 음식이 그리웠을 것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어머니 밥상처럼 소박하고, 정겨운 것이 또 있을까?
이 세상에 어머니 밥상처럼 맛깔스럽고, 고향과 유년의 맛을 간직한 것이 또 있을까?
이 세상에 어머니 밥상처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손이 가는 게 또 있을까?
음식을 사서 그 주위에 서서 먹기도 하고, 담 하나 사이에 있는 서 덕(Southwark: 영국인들은 서 덕이라고 발음함) 교회의 뜰에서 먹을 수 있다.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테이블과 높고 낮은 계단, 잔디밭, 벤치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담소를 나누며 마켓에서 사온 음식을 펼쳐놓고 먹는 모습은 나들이 나온 사람처럼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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