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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 2

여유로움

여유로움 가야할 곳을 정하지 않아 잃을 길이 없어. 만나야 할 사람을 정하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으로 가득하고, 오라는 곳을 정하지 않아 서두를 필요없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며 주위를 바라보면 또 다른 세상이야. 맘껏 뽐내는 꽃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나무들의 속삭임에도 귀기울여. 잔디밭에 누워 잊고 살았던 하늘을 바라보며 눈에 남아있던 미움과 증오도 말끔히 씻어내지. 가끔은 창 넓은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으로 행복을 채우고. 추억을 불러모아 새김질하고 미래를 불러모아 꿈을 꾸기도 해.

단상, 에세이 2023.06.16

스쳐 지나가는 것들

스쳐 지나가는 것들 스쳐 지나간 시간들 스쳐 지나간 풍경들 스쳐 지나간 거리 스쳐 지나간 건물 스쳐 지나간 사람들 꽃이 피어나는 속도로 서두르지 않고 여유로움을 가져서일까 전에는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관심 밖이었는데 지금은 추억을 간직한 한 장 한 장의 사진처럼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세상에 하찮거나 사소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길에 뒹구는 돌멩이 하나 길섶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작은 꽃 하나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 마을 어귀에 서 있는 고목 산 허리를 감싼 안개 낮에 나온 초승달 .........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던 선조들의 말은 스쳐 지나가는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단상, 에세이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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