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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2

어제는 잊어도 좋아(영국, 세븐 시스터즈 파크에서)

어제는 잊어도 좋아 (영국, 세븐 시스터즈 파크에서) 어제는 잊으라고 속삭여 줄 것 같은 곳이 있다. 동굴 석순처럼 더디게 자라는 욕심도 멎게 해줄 것 같은 곳이 있다. 배신감, 상실감으로 가슴 깊숙이 푸르게 응어리진 덩어리를 어루만져 풀어 줄 것 같은 곳이 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도 훌훌 털어내게 해 줄 것 같은 곳이 있다. 영국의 남쪽 해안 도시인 브라이튼과 이스트 본을 연결하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중간 지점에 세븐 시스터즈 파크가 자리 잡고 있다.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컨트리 파크 라고도 불린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면 한없이 너른 목초지와 호수, 개울, 그리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높은 언덕과 아스라이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 같..

가 볼 만한 곳 2023.09.02

영국, 브라이튼의 한 산책로에서,

영국, 브라이튼의 한 산책로에서 영국, 남쪽 해양도시인 브라이튼의 한 산책로를 따라서 걷다가, 피곤하여 앉을만한 곳을 찾고 있는데, 저만치 벤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라도 한 듯이 비어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서 앉으려는데, 등받이 중간쯤에 부착되어 있는 기증자의 간단한 사연이 적혀있는 팻말이 보인다. We Are Always Thinking of You. We Miss You, Mum. XXX (항상 그리운 엄마, 매일 생각하고 있어요) (XXX는 두 개의 입술이 뽀뽀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임) 평범하여 유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문장이었지만, 먼저 떠내 보낸 엄마를 그리는 애절함이 묻어나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으면 어린 아이로 돌아가 이런 문구를 넣었을까? ..

가 볼 만한 곳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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