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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길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전과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전공을 바꾸어 입학시험에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장 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좁은 문을 뚫고 어렵게 취업한 직장을 채 1년이 안되어 사표를 던지기도 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기대에 부풀어 가파른 산도 쉽게 뛰어넘을 것처럼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면 곳곳에서 어려운 일에 부딪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깨달으며 흥미를 잃는다. 직장에 가는 것이 소가 도살장 끌려가는 것보다 더 싫어지고, 일터는 점점 더 견디기 어려운 지옥으로 변한다. 이러한 일을 겪는 사람들..

단상, 에세이 2024.06.04

아무것도 없는 길(?)

아무것도 없는 길(?) 나는 한적한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들길도 좋고, 산길도 좋고, 오솔길도 좋고, 숲길도 좋고, 호숫가 길이어도 좋고, 바닷가 길이어도 좋다. 혼자 호젓한 길을 걷다 보면 가끔은 그 지역 주민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오지랖 넓은 사람들은 친절하게도 내 앞을 가로막으며 “길을 잃으셨나 보군요. 이 길로 가면 아무것도 없어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 언덕을 넘었을 때 문득 나타나는 호수, 길모퉁이를 돌아서면 펼쳐지는 들판, 멀리 가까이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 길에 뒹구는 돌멩이, 이름 모를 야생 화, 당당하게 자리를 버티고 있는 나무들..... 볼 것이 이리 많은데 사람들은 왜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까? 왜 사람들은 인위적으..

단상, 에세이 2023.05.12

길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길 위에 있었을까? 살아오면서 얼마나 다양한 길을 만났을까? 인생이란 끝없이 길을 만나고 걷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엄마의 손에 매달려 장터에 갈 때, 엄마의 따스함과 편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손 놓지 않고 오래오래 걷고 싶었던 하얗게 빛나던 신작로. 산에 꼭꼭 숨은 뻐꾸기 노래에 신바람 나서 코흘리개 친구들과 바람개비 돌리며 내달리던 보리밭 길. 비 갠 후 문득 나타난 쌍무지개가 내 미래에 희망을 안겨주는 것 같아, 두 팔 벌려 가슴에 담으며 뛰어오르던 언덕길. 새벽 물안개 피어오르던 호수를 따라 한참 걷다 보면, 거짓말처럼 햇살이 쏟아지고 새파랗게 당당한 하늘과 마주한 뚝 길. 흐드러지게 만발한 야생화들이 산들바람에 간지러워 몸을 파르르 떨며 재잘거리는..

단상, 에세이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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