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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아요
나무를 보아요.
사랑이 무언지 알고 싶으면
나무를 보아요.
나무는
거친 비바람이 휘몰아쳐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몸살을 앓아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죠.
나무는
그윽한 향기와
고운 색깔 꽃으로 온몸을
곱게 치장하고도
우쭐대고 싶어
가까운 길도
떠나 본 적이 없어요.
나무는
매섭게 몸을 할퀴는
차가운 눈보라에
감각을 잃어버린 채
처절하게 목놓아 울어도
떠날 생각은 한순간도
해 본 적이 없어요.
나무는
길고 긴 밤 어둠 속에 갇혀
외로움이 무거워
마음이 무너져내려도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원망 한 번 해본 적 없어요.
나무는
한번 뿌리내리면
더 나은 조건을
동경하거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죠.
나무는
누군가가 삶에 지쳐
휘청거리며 찾아오면
몸을 바로 세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믿음직스럽고 단단한 등을
원하는 만큼 내어주죠.
나무를 보아요.
사랑이 무언지 알고 싶으면
나무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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