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술집, 펍(Pub)
영국에서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할 것도 망설일 것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펍(Pub)이라고 답할 것이다. 도심지든 조그만 타운이든 시골이든 어디서나 줄줄이 발견되는 것이 바로 펍이다. 도심지에서는 어느 한 지점에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몇 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에서는 펍을 선술집이라고 해석하는데 그건 잘못된 것 같다. 선술집 하면 막걸리나 소주같이 저렴한 주류를 팔고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해장국이나 설렁탕을 곁들여 파는 좀 싸구려 냄새가 나는 엉성한 집을 연상시키는데, 펍은 규모에서나 시설에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펍은 독립된 커다란 건물이다. 보통 2-3층 건물이 주류를 이루는데 2층까지 펍으로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일층만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양탄자가 깔린 넓은 홀에는 수도 없이 많은 테이블과 의자, 소파가 답답하지 않을 정도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다. 한쪽으로는 기다란 스탠드가 있고, 벽 쪽으로는 여러 층의 선반에 다양한 와인이며 위스키 병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커다란 정원이 딸린 펍도 많이 있는데 정원에도 야외 테이블과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은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주 번잡한 도심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펍들은 상당한 크기의 주차장도 갖추고 있다.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운전을 해서 차를 가져올 수 있지만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도 버젓이 차를 몰고 온다.
팔고 있는 목록도 다양하다. 맥주, 위스키, 와인, 칵테일은 물론 커피, 차, 주스 등 모든 음료수들이 구비되어 있다. 식사 메뉴도 다양하다. 영국 음식뿐만 아니라 이태리, 인도, 태국 음식을 제공하는 곳도 상당수다.
대부분의 펍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데 주말에는 힌두 시간 연장 영업을 하고 있다. 금요일 밤이라던가 토요일 밤은 펍마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 시간에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테이블 사이사이 빈 공간까지도 사람들이 점령하여 대화하며 파인트 (Pint: 커다란 잔)의 맥주를 기울이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이 불어나면 심지어는 차도까지 점령해 버린다.
스탠드에는 여러 명의 종업원들이 기계적인 빠른 손놀림으로 술을 팔고 있지만 몰려드는 손님들은 그 앞에 길게 줄을 서서 자기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맥주를 마셔도 안주가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오징어나 노가리 쥐포라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영국인들은 안주도 필요 없다. 맥주는 순하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독한 위스키를 마시면서도 마찬가지다. 간혹 땅콩이라던지 감자 칩을 곁들이는 사람들이 눈에 띌 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친구 간에 혹은 직장 동료 간에 끈끈한 정도 없다. 누가 기분 좋게 한턱내는 일도 없다. 자신의 잔이 비워지면 자기 것 한 잔만 달랑 사 온다. 간혹 친구 혹은 동료의 술을 몇 잔씩 사 와서 돌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다음은 일행 중 다른 사람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사기 때문에 철저한 더치페이다.
영국 사람들은 유난히 축구 경기를 즐긴다. 펍마다 벽에 대형 TV가 설치되어 있거나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구비해 놓고 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중계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일행과 담소를 나누며, 축구 경기를 지켜본다. 만일 자기들이 응원하는 팀이 볼을 넣기라도 하면 환호와 박수, 괴성으로 펍의 지붕이 들썩들썩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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