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에 카파도키아의 카이막흐르에서 초등 학교 때 개미집의 구조를 배운 적이 있다. 개미 한 마리가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좁은 입구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넓은 방들이 여럿 있었다. 마치 줄기에 매달린 감자나 고구마가 땅속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 같은 형상이었다. 기독교인들이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만든 지하 도시인 튀르키에 카파도키아의 카이막흐르를 둘러보는 동안 나는 줄곧 개미집을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 한 명이 허리를 굽히고 겨우 들어갈 만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또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넓은 공간이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느 통로는 높이가 너무 낮아 머리를 숙여야 했고 어느 곳에서는 앉은 걸음으로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걸어 통과해야만 했다.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