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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2

외로움은 누가 달래주지?

배터리가 다 닿도록 켜 놓은 휴대폰이 잠만 자고 있을 때 외롭다. 목을 길게 빼고 밖을 내다보지만, 빈 거리만 가득 시야에 들어올 때 외롭다. 편지함이 텅 빈 채 녹슬어 가는 것을 볼 때 외롭다. 깜깜한 밤바다를 향해 떠나는 배를 볼 때 외롭다. 한적한 공원에 비어있는 벤치를 볼 때 외롭다.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강도는 심해진다. 외로워 미치겠어! 외로워 못 살겠어! 모두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난 외롭지 않아! 아무리 소리쳐 봤자 틈으로 새어 드는 연기처럼 어느새 외로움은 온몸을 휘감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외로움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고. 죽음 보다 더 무서운 게 외로움이라고. 배우자가 옆에 있어도, 자식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외로움..

단상, 에세이 2023.06.08

섬 ​ ​ 바다에 오롯이 떠 있는 섬처럼 사람들도 각기 육지에 떠 있는 섬이 되어 간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스스로 울타리를 높게 쌓고 누에처럼 실을 토해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고치 안에 가두어버린다. ​ 이편 저편 분열되어 서로 원수처럼 왕왕대는 사회가 싫어서. 상식과 공정과는 거리가 먼 사회가 싫어서 모든 분야에서 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싫어서. 미래의 삶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사회가 싫어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기득권자들로 득실거리는 사회가 싫어서. 욕심으로 가득 찬 포식자들이 선량한 사람을 목 조이는 사회가 싫어서.... ​ 누가 우리에게 고치를 깨고 나올 힘을 줄 수 있을까? 누가 우리에게 고립된 섬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배를 띄어 보내 줄..

단상, 에세이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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