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길레 언니, 1973 서울 시립 미술관, 천경자 기념관에서 천경자. 여인 천경자, 다시 작업실에서 볼 수 있다면......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천경자. 그녀는 작업실에 있었다. 붓. 물감(안료), 물감 접시, 화구들을 실내에 가득 늘어놓고서. 한쪽 팔을 의자에 의지하듯 올려놓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리던 그림 몇 점이 바닥에 눕혀져 있거나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다. 그녀는 작업을 하다가 잠시 멈추고, 한 손에 붓을 든 채 우릴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무엇일까? 그러나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우리는 들을 수가 없다. 작업실에 있는 것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천경자는 지금 미국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