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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3

백양사에서 소원을 빌다

백양사에서 소원을 빌다 깊은 바닷속 같은 적막이 흐르는 백양사 경내를 물고기처럼 유영하는데 사람들의 소원이 쓰인 기왓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담았는지 기왓장이 수북수북했다. 누구나 소원을 가지고 있다. 부자가 되고 싶고. 출세를 하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멋진 이성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싶고,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싶고, 해외 유학 혹은 여행을 가고 싶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업하고 싶고. 그림 같은 전원주택에 살고 싶고. 명품 차를 가지고 싶고.....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원을 빈다. 떠오르는 일출을 향해 빌고, 대낮 같은 보름달을 보면서 빌고, 종이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매달기도 하고, 교회. 성당. 절을 찾아 소원을 빈다. 아주 오래전 이태리에 결혼도 하..

가 볼 만한 곳 2023.11.16

감. 곶감, 훌륭한 설치미술 작품이 되다.

감. 곶감, 훌륭한 설치미술 작품이 되다. 백양사를 향해 운전을 하다가 나는 눈에 확 띄게 시선을 잡아끄는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도로가에 차를 세웠다. 도로를 따라 시골 가게들이 정겹게 몇 집 나란히 늘어서 있는데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 깎은 감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다. 옷을 벗은 감들은 노랑에 가까운 주황의 속살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었다. 아냐 갈라치오(Anya Gallaccio)라는 이태리 출신이지만 영국에서 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여류 설치 미술가가 떠올랐다. 그녀의 작품 중에는 실제의 빨갛게 잘 익은 사과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나뭇가지에 걸쳐놓은 작품이 있고, 빨간 아프리카 민들레(Gebera)를 대형 발에다 수백수천 송이를 꽂아 벽에 ..

단상, 에세이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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