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다 닿도록 켜 놓은 휴대폰이 잠만 자고 있을 때 외롭다. 목을 길게 빼고 밖을 내다보지만, 빈 거리만 가득 시야에 들어올 때 외롭다. 편지함이 텅 빈 채 녹슬어 가는 것을 볼 때 외롭다. 깜깜한 밤바다를 향해 떠나는 배를 볼 때 외롭다. 한적한 공원에 비어있는 벤치를 볼 때 외롭다.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강도는 심해진다. 외로워 미치겠어! 외로워 못 살겠어! 모두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난 외롭지 않아! 아무리 소리쳐 봤자 틈으로 새어 드는 연기처럼 어느새 외로움은 온몸을 휘감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외로움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고. 죽음 보다 더 무서운 게 외로움이라고. 배우자가 옆에 있어도, 자식이 있어도, 친구가 있어도,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