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런던 브리지(London Bridge) 남단 끝자락에서이다. 정겨운 아코디언이 귀에 익은 다뉴브강의 잔 물결(Donauwellen Walzer)이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머리를 돌려 바라보니 한 여인이 능란한 손놀림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고, 그 앞에는 산타 복장과 두 귀에 크리스마스 액세서리로 한껏 멋을 낸 어린 사자견이 인형처럼 미동 없이 서 있었다. 삶의 고단함이 얼굴에 깊이 박혀있는 여인이었지만 편안한 얼굴에 입에는 미소가 머무르고 있었으며, 사자견 역시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가난한 삶. 소외된 삶이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에게 위로받는 아름다운 동행이 되길 바라며 한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하고 석상처럼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