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감상

앤디 워홀 (Andy Warhol), 복이 덩굴채 굴러오다

두래박 2023. 3. 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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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Warhol, 마릴린 먼로, 실크스크린                                                                          

 

 

 

손대지 않고 코를 푸는 사람.

재주는 곰이 부리고 이익만 챙기는 사람,

복이 덩굴채 굴러온 사람.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나 앤디 워홀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기존의 만화 장면들을 대형 화면에 그려서 명예와 부를 거머쥔 화가가 되었고, 앤디 워홀은 사진을 이용한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스타 작가가 되고 돈벼락을 맞았으니 말이다.

 

시대적인 운도 뒤따랐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유럽의 예술가들이 앞다투어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의 기업들과 자본가들은 유럽에서 온 예술가들을 적극 후원해 뉴욕 곳곳에서 전시회가 끊이질 않았다. 

뉴욕은 현대미술의 주요 무대로 부상했지만, 미국에서는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예술가를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

미국의 평론가, 언론, 자본이 힘을 쏟아 잭슨 폴록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냈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44세인 1956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앤디 워홀이라는 작가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Andy Warhol, 마이클 잭슨, 실크스크린, 1984  앤디 워홀,

 

 

 

그는 특별히 그린 것도 없고 만든 것도 없다.

대중이 많이 보고 익숙해져 있는 기존의 것들, 즉 광고 사진(코카콜라병, 켐벨 수프 통조림 깡통)이나, 연예인, 정치가의 인물 사진 등을 가지고  실크스크린이라는 판화 기법을 이용하여 작품화한 것뿐이다.

 

그가 실크스크린이라는 판화 기법을 사용한 것은 사진을 가지고 작업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이미지를 원하는 만큼 대량으로 에디션을 낼 수 있고, 다른 판화들과 달리 그림의 좌우가 바뀌지도 않으며, 화려한 색채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작품들은 그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그의 작업실(팩토리)에 고용된 테크니션이나 조수들에 의해서이다

 

판화란 판을 제작하기만 하면 같은 그림을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같은 색으로 반복해 찍어낼 수가 있으며, 색을 달리하여 찍어내어 분위기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가 즐겨 작품에 등장시킨 마이클 잭슨, 재클린 케네디, 메릴린 먼로, 마오쩌둥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의 얼굴색을 보면 핑크, 빨강, 주황, 녹색, 갈색 등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ndy Warhol, 마오쩌둥, 실크스크린, 

 

 

 

판화란 대량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희귀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술 애호가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이다. 상대적으로 작품 값도 저렴하다. 그러나 앤디 워홀의 판화는 그런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판화를 보고 열광했고, 작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판화 한 점에 수천만 원, 혹은 수 억 원이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것이 전혀 없는 앤디 워홀,

"예술은 비즈니스이고 비즈니스는 예술이다. 사업을 잘하는 것이 최상의 예술이다" 라며 영화 제작자,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 광고 등, 돈 버는 것에 관심을 쏟았던 앤디 워홀.

그런 그가  팝아트의 황제로 세계 미술사에 길이 남을 대표 화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Andy Warhol, 체 게바라, 실크스크린,  61 x 86 cm,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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