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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안탈리아 구시가지에서

두래박 2023. 10.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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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안탈리아 구시가지에서



카메라 렌즈를 아무 곳이나 향하여 셔터를 눌러도 훌륭한 그림엽서가 되는 곳이 있다면 안탈리아 구시가지가 바로 그런 곳이리라.
전후좌우를 눈에 불을 켜고 훑어봐도 거슬리는 것을 도통 찾아낼 수가 없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아기자기한 호텔과 카페들, 기념품 가게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되어 있고, 개성을 살린 오래된 주택들은 바둑판 선 같은 골목길을 따라서 양쪽으로 나란히 들어서 있다.

​담너머로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은 화사한 웃음과 함께 그윽한 향기까지 아낌없이 뿌려주며 행인의 발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주인 없는 강아지들은 정에 굶주려서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먼 나라에서 온 손님을 극진히 안내할 임무라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한다.
​처음에는 관광객들이 먹이를 주기 때문에 졸졸 따라다니겠거니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튀르키예인들은 먹고 남은 음식은 주인 없는 개에게도 가져다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다.
강아지들은 어느 땐 바짝 접근하여 몸을 슬쩍 접촉해 보기도 하고 꼬리를 흔들어 터치하기도 한다. 마치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것 같은 친근감 있는 행동이다.

​구시가지가 끝나는 지점 지중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주스를 갈
아주는 한 남정네가 있었다.
그의 앞에는 현지에서 수확한 석류와 귤이 수북하다.
석류주스를 한 잔 마신다.
달콤 시큼 상큼한 맛이 몸 전체로 번진다.
석류는 여자에게 좋다는데......
두 딸애는 직장생활하느라  한 눈 팔지 못할 정도로 바쁘고, 아내는 하는 일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어 나 혼자 달랑 왔는데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함께였으면 행복은 버거울 정도로 두둑했을 텐데.....

언젠가 나 다시 이곳에 ​돌아오리라.
넉넉한 시간을 담아 다시 오리라.
​실타래처럼 꼬인 마음속 잡념, 보이지 않는 작은 욕심도 이곳은 나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지중해의 쪽빛 물결 같은 마음을 만들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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